the robber 여담1. '근육 인형' <약 8,000자> (Pixiv Fan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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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 교사는, 푹 찌는 운동장의 열기에 감싸이면서, 땀투성이로 학생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평소의 수업 풍경이다. 평소와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평소와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을 터인데, 뭔가 이상하다. 그 위화감의 정체는 바로 눈앞에 존재하고 있어, 확실하게 망막에 그 정체를 파악하고 있을 텐데, 하지만 몇 번, 뇌내에서 생각을 반복하려 하면, 그건 위화감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해버린다.
마치 계산 도중의 식을, 타인의 손으로 엉망으로 덧칠당해, 아무리 해도 답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답을 강제로 쓰게 되는 듯한, 그런 '환상' 이란 생각마저 품어버린다. 하지만, 현실에 이상은 없으니까, 뭘 어떻게 할 필요도 없다.
체육교사는 체육교사로서의 역할을 다 할 뿐이다.
그게 자신이라는 '인간' 에게 주어진 유일한 역할인 것이다, 라고 히로타 요시오는 생각해, 그 결론에 수긍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는, 위화감의 정체의 명령에 복종해, 양팔을 꺾어 근육을 강조하는 포즈를 취했다.
역할을 완수할 수 있다는 기쁨에 머릿속이 마구 덧칠당하면서도, 수업은 계속해야 한다는 교사로서의 생각이 서로 엉망진창으로 섞여, 그 감정을 깨달았을 때에는 빨리 발기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바뀌어있었다.
체육교사로서, 제대로 근육을 어필해야 한다. 그리고 거기에 수치를 느끼고, 성적으로 흥분하고, 치욕을 받아야 한다는 강한 사명감이 가슴을 뜨겁게 한다.
그래, 그것이 자신이라는 체육교사라는 역할을 완수해야 하는 인간, 아니 ‘인형’에 주어진 사명임이 틀림없으니까.
*
6월.
장마전선이 한창 가까워졌을 때. 맑은 하늘 아래, 운동장에서 하는 수업은 푹푹 찌고, 체육교사를 포함한 그 장소에 있는 누구나가 질색하고 있었다.
하지만, 당당하게 운동장을 가로질러, 수업 풍경에 섞이려고 하는 그 두 사람만은 예외였다.
"왜 우뚝 서있는 겁니까?"
히라세 마사루는 뱀과 같이 흘끗 대는 혀를 보이면서 웃자, 주저하는 남자를 재촉했다.
"아니…… 정말, 괜찮아?"
"여기까지 와놓고,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
여기까지 와놓고.
확실히 그렇다고, 남자는 생각했다. 부외자가 교문을 지나, 학교의 부지에 침입한 시점에서 이제 와서인 이야기다.
하지만, 실제로 교사와 학생이 있는 운동장에 침입해, 그뿐만 아니라 그 수업에 비집고 들어간다는 것은 조금은 각오가 필요하다고 느껴진다.
애초에 남자는, 부외자인 자신이 학교의 교정에 왜 당당하게 서있을 수 있는 것인가, 자신의 상황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없었다. 애초에 자신이 히라세와 어떤 경위로 서로 알게 되어, 여기로 도달한 것인가, 그것조차도 애매해서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
그저, 유일하게 아는 것은, 히라세 마사루라는 소년이 자신의 욕망을 이뤄줄 수 있다는 것뿐. 그것만은 기묘할 정도로 확신에 차있었지만, 남자는 그것을 고분고분하게 넘어갈 만큼, 어리석을 정도로 낙관적인 성격은 아니었다.
이마의 땀방울을 흘리면서, 찌를듯한 햇볕에 몸을 태우며, 험상궂은 얼굴을 한층 더 무섭게 하면서, 학생들에게 구령을 내리는 체육교사의 모습이 눈앞에 다가온다.
――교사는 뒤돌아보자 부외자인 자신에게 누구냐고 묻는다.대답을 못하는 나는, 체육교사에게 구속당해 수상한 사람이라며 경찰에 끌려간다.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그렇게 돼야 하는 것이다.그래서 더욱더 남자의 발걸음은 무거워지기만 했다.
하지만, 가까워지면서 그 불안한 느낌은 서서히 기대로 바뀌어 가는 것을 느낀다.
이미 남자의 모습은 체육교사가 봐도 인식할 수 있는 거리겠지.
하지만, 다가오는 수상한 자에게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고 수업은 엄숙하게 계속되고 있다. 그건 왜인가? 이유는 모른다. 이유는 모르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남자가 생각하는 '상식' 은 적용되지 않는 것은 아닐까. 왜냐하면 히라세 마사루라는 소년은 자신의 욕망을 이루어 줄 수 있는 것이다.
남자가 몇 번이고 몽상한 광경은,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그 환상은, 혹시 정말로 현실이 되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기대감이 남자의 발걸음을 빠르게 한다.
그 초여름의 더위가 보이는 신기루와 같은 수업 풍경. 아무렇지 않게 펼쳐지는 일상적인 풍경에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압도적인 비현실감이 남자를 삼키듯이 매료하고 있었다.
그 체육 교사, 히로타 요시오는 허리에 손을 대면서 운동장에서 달리는 학생들에 시선을 향하고 있다. 하지만, 옆에 있는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소년과 평상복의 남자. 멀찍이 봐도 좀 부자연스럽다고 생각되는 두 사람에게, 체육 교사는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주시하진 않았다.
"이분은, 히로타 요시오 선생님. 선생님은 오늘은 뭐든지 시키는 대로 해주신다고 하네요."
히라세는 까불거리는 듯한 말투로 "그렇죠, 선생님?" 이라 말하면서, 체육 교사의 어깨를 두드렸다.
어깨를 두드린 것에 반응한 것인지, 히로타는 두 사람 쪽을 쳐다봤다.
꿰뚫을듯한 눈빛에, 남자는 무심코 겁먹어, 숨을 삼켰다.
――혼날 거야!
무심코 학창 시절의 트라우마가 되살아난다.
"……그래, 뭐든지 시키는 대로 해주지만 그런 당연한걸 몇 번이나 물을 필요가 있냐."
히로타는, 의아해하듯이 그렇게 말을 내뱉자, 두 사람에게는 마치 관심이 없단 듯이 다시 시선을 학생들에게 향했다.
"괴, 굉장해. 진짜 이 선생이 내가 시키는 대로……한다는 거지!?"
흥분해서 조금 목소리를 크게 낸 남자. 남자를 보며 안 되겠단 듯한 태도의 소년은, 남자에게 체육 교사의 어깨를 주무르는 걸 보인다. 허물없이 몸에 손이 닿아도, 체육 교사는 그 행동을 꾸짖으려 하지도 않는다.
"히로타 선생님. 포즈 취해주세요."
육체의 접촉을 하는 것뿐만이 아닌, 똑똑히 직접 불리며, 게다가 소년에게 지시를 받은 체육 교사. 그 반응을, 남자는 두려워하며 본다.
어깨를 두드렸을 때보다도 조금 더 둔감해진 것인지, 히로타는 눈썹을 조금 찡그리는 반응이었다. 학생들에게 눈을 향한 채, 눈썹을 찡그리며, 그리고 양팔을 굽힌다. 불끈 솟아오른 알통에 남자의 눈이 반짝였다. 하지만, 소년은 그 정도론 만족하지 않은 것 같다.
"히로타 선생님. 더욱더 근육을 강조하는 포즈를 취해주세요. 나는 세상에서 가장 강하고 늠름한 남자라고 굳게 믿는 나르시시스트처럼 자랑스러운 근육을 보여주세요. 보디빌딩 대회 같은 거 본적 없으세요? 좀 더, 좀 더 어필하지 않으면 부족하다고요."
히로타는 포즈를 취하는 것을 멈추자, 초조한듯한 시선을 소년을 향해 뚜렷하게 보냈다. 그리고 적당히 하라는 듯이 숨을 내쉬었다.
숨을 전부 내쉰 체육 교사는, 이번엔 반대로 심호흡을 해 한층 더 가슴을 편다. 그리고 아까까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힘을 줘 양팔을 굽혀, 훌륭하게 더블 바이셉스 자세를 보인다. 힘을 너무 준 나머지 관자놀이에 혈관이 떠오른 게 보인다. 힘을 주며 이를 꽉 문 탓에, 입꼬리가 올라가 웃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화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띠동갑의 두 배 가까이 차이 나는 소년에게, 비웃는 듯이 잘했다는 말을 듣고, 머리를 쓰다듬고 있는데도, 그걸 혼내려고도, 엄하게 꾸짖으려고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자, 체육 교사는 절대 '화가 났다' 는 것은 아니다.
자, 어서 드시죠. 와 같은 말은 이제 남자에게는 필요 없었다.
남자는 체육 교사의 몸을 만진다. 움찔대는 가슴을 손바닥으로 꾹 누르자, 근육의 탄력이 확실히 전해져 온다. 폴로 셔츠의 위에서 손가락을 움직이며, 체육 교사의 유두를 발견하자 그걸 검지와 중지로 잡으며, 조심스럽게 움켜쥔다.
체육 교사는 남자를 흘끗 한번 본다. 눈과 눈을 마주치면서, 유두를 자극하자 체육 교사는 아주 조금 눈썹을 찡그렸지만, 역시 꾸짖거나 하진 않았다. 남자는 소년과 얼굴을 서로 마주 보자, 경련이 난 듯이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웃었다.
"아아, 굉장해, 진짜 체육교사"
가련한 포즈 인형으로 전락한 체육교사를 기세 좋게 꼭 끌어안고, 그 근육질의 육체에 뺨을 비빈다. 어렸을 때부터 몇 번이나 꿈 꾼 것인가. 잘난 듯이 굴어대는 체육교사에게 마음껏 명령하고 가지고 논다는 공상에 몇 번이나 빠져있었던가. 그것이 지금 막 현실로 이루어진 것이다.
"선생님. 포즈 멈춰."
소년의 목소리에 체육교사는 근육을 이완시킨다.
"선생님. 포즈 취해."
어서 서두르라며 재촉당해, 체육교사는 다시 온몸의 근육에 혼신의 힘을 넣는다.
멈춰, 포즈, 멈춰, 포즈. 명령에 복종해, 근육을 움직이는 체육교사. 그 응답 속도가, 소년이 만족할 레벨까지 날렵하게 튜닝될 때 까지 끝없이 반복된다.
"……정말 인형 같네요, 선생님."
소년이 시키는 대로 하게 된 체육교사의 모습은, 남자를 감동을 느끼고 있었다.
수업은 계속되고 있다. 평소대로의 수업이다.
하지만 허리에 손을 대고 학생을 지켜보는 교사는, 등 뒤에 있는 남자에게 안겨있었다. 남자의 팔이 내부에 들어와있는 탓에 폴로 셔츠는 걷어 올려져, 교사는 근육질이면서 나이에 맞게 지방이 낀, 포동포동한 복근을 노출시키고 있다. 땀이 난 피부를 애무하는 남자의 손은 폴로 셔츠의 속을 종횡무진으로 돌아다니다, 뭔가 떠올랐단 듯이 유두를 자극한다. 자극을 받은 유두는, 교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팔팔하게 솟아올라, 남자를 기쁘게 했다. 밀착한 등에는 완전히 발기한 남자의 성기가 슥슥 문질러지고 있다. 때때로, 그건 교사의 엉덩이에 헤집고 들어가려는 듯이 눌리고 있지만, 교사는 남자가 무엇을 바라는 것인지 알고 있는 것일까. 평소대로 수업을 진행하는 그 표정에서는 그것을 짐작 할 수 없다.
성인인 남성끼리 밀착하고 있다. 게다가 이 더위에서. 교사의 등은 마치 물을 뒤집어 쓴 듯이 땀투성이가 되어있었다. 조금이라도 열을 내보내려고 온몸에서 땀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런 땀도 남자를 기쁘게 하기 위한 에센스에 지나지 않았다. 짧게 손질된 후두부에서 흐르는 체육교사의 땀은, 목덜미에 달팽이와 같이 기어 다니는 남자의 혀에 막힌다. 한 방울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남자는 열심히 땀방울을 쫒아 입맞춤을 반복했다. 반복하는 사이에 체육교사의 햇볕에 탄 목덜미는, 남자의 침과 입술 자국투성이가 되어갔다.
"……선생님, 포즈 취해주세요."
"그래"
체육교사는 남자의 말에 기민하게 복종했다. 한순간, 답변은 존댓말로 시키는 게 더 흥분될까 라고 생각했지만, 역시 체육교사는 뻔뻔한 태도여야 체육교사답지. 그런 체육교사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남자는 미소를 지었다.
무방비하게 보이게 된 겨드랑이에 얼굴을 가까이 한다. 남자는 살아있는 꼭두각시 인형의 겨드랑이에서, 독특한 향기로운 체취를 듬뿍 빨아들이면서 천천히 애태우듯이 얼굴을 묻어갔다.
겨드랑이 땀이 굉장한데요.
라고 지적받아도 평소처럼, 체육교사는, 뭐 그렇겠지 라는 생각밖에 하지 않았다.
이렇게나 더운 날씨니까 겨드랑이 땀도 듬뿍 흘렸겠지.
봐주세요.
그 말을 듣고 처음으로, 체육교사는 자신의 겨드랑이를 봐야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포즈를 계속 취해야 한다는 강한 의무감도 동시에 느낀다. 복종하며 어색하게 고개를 기울이는 듯 한 자세가 되어 버렸다만 자신의 겨드랑이를 볼 수 있게 되었다. 폴로 셔츠에 땀이 뚜렷하게 스며들어 색이 변해버린 그 부분이 시야에 들어와, 아아, 확실히 들은 대로, 겨드랑이 땀이 굉장하네 라고 체육교사는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 시야가 남자의 얼굴로 전부 다 덧칠해진다. 아아, 내 겨드랑이에 얼굴을 파묻고 있구나 라고 체육교사는 이해했지만, 왜 그런걸 좋아하는 걸까――, 의문을 떠올리진 않았다.
자신의 냄새를 이런 식으로 다른 사람이 맡는게 창피하진 않으신가요.
그 말을 듣고 처음으로, 체육교사는 처음으로 자신의 겨드랑이에 얼굴을 파묻고 심호흡을 반복하는 남자의 존재를 인식했다. 명백하게 흥분하고 있는 모르는 남자가, 자신의 몸 냄새를 맡고 있다. 그 모습에, 체육교사는 남겨진 '정상' 인 정신에서 갑자기 혐오감이 솟아오르려던 순간, 가로막힌다.
하지만 선생님은 다른 사람이 자신의 체취를 맡는걸 가장 좋아하는 거군요.
그렇게나 진심으로 포즈를 취하다니, 명령받아서 포즈를 취하는 것도 정말 좋아하는 거군요. 그래도 창피하지 않으세요? 창피하시죠? 하지만 정말 좋아하는 거군요. 어째서 그런지 아시나요? 간단해요. 창피하니까 흥분하는거에요. 왜냐하면 선생님, 그 모습은 어떻게 봐도 나르시스트고, 근육을 보이는 것도 정말 좋아하시잖아요.
――멈춰.
알고 있어요. 특히 동성 남자에게 과시하고 싶어서 어쩔 수가 없는 거죠. 그걸 위해서 잔뜩 단련했고요. 그런 불순한 동기로 몸을 단련하다니, 창피하지도 않으세요? 창피하죠. 점점 창피해지고 있을거에요. 자신의 근육질인 몸이 점점 창피해지고 있죠.
――멈춰.
체육교사는 마음속에서 그들의 말을 부정하는 강한 의지를 느꼈다. 하지만, 그 의지는 겨드랑이를 계속 집요하게 냄새를 맡는 남자가 그 냄새를 빨아들일 때마다, 마치 자신의 의지 그 자체가 빨리는 것 같았다. 분노의 감정이 부풀어 올라 폭발할 것 같을 때마다, 감정의 풍선이 바늘에 찔려 파열하듯이 무산된다. 그리고 사라진 그 감정은, 자신의 체취와 함께 빨려가 자신의 감정이 완구처럼 다뤄진단 사실을 멍하니 인식하면서도, 저항할 수 없다. 저항할 수 없다는 것이, 쌓이고 쌓이고 쌓이고, 분노가 파열할 것 같을 때마다 빠져, 무산되는 그 반복은, 체육교사에게 맛본 적 없는 불가피한 쾌락을 떠올리게 했다.
시키는 대로 포즈를 취하면서 낯선 타인에게 몸을 자유롭게 쓰도록 하고 있다. 육체뿐만이 아닌, 정신까지도 자유롭지 못하고, 타인의 생각대로 지배당하는 미지의 경험에 본래는 두려움을 느껴야 할 테지만, 그 본래 느껴야 할 감정마저도 어이없게 빨려버려서, 억지로 바뀌어버린다.
"하아……하아……"
이 더위와 함께 몸 안쪽에서 맴도는 듯 한 열을 느낀다. 점점 사고가 둔해져 가는 것과 동시에 뭉게뭉게 올라오는 열. 아니, 올라온다기 보단, 오히려 억지로 들이민다는 표현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선생님, 눈치 채셨나요? 자지가 딱딱해졌어요.
머릿속에서 말이 메아리친다.
선생님은, 아무것도 이상하지 않아요.
누군가가 자신의 성기를 꽉 쥐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발기하고 있단 것을 지적하고 있다. 시선 끝에는, 학생들이 있다. 수업중이다. 이런 건 이상하다고 머리 어딘가에선 이해하고 있지만, 그 이상함마저 흥분으로 생각하게 된다. 의문투성이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일까. 사랑하는 애인을 애무하는 것과 같이 성기를 만져대는 손놀림은 무엇인가. 왜 남자끼리, 남자에게 이런 짓을 하고 있는 건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이상함을 느끼면 느낄수록, 게다가 저항하지 않는 자신에 대한 의문으로 옮겨져간다.
자신이란 대체 무엇인가.
그 의문에 대한 답이, 갑자기 속삭이듯이 들려왔다.
선생님은, 인형이니까, 시키는 대로 하면 돼요.
겨드랑이 냄새를 계속 맡고 있던 남자는, 폴로 셔츠의 소매 틈새에서 혀를 미끄러뜨리며, 짙고 무성한 겨드랑이의 죽지를 향해간다. 근지러운 감각에 닭살이 돋는다. 몸의 털이 곤두서는 듯 한 불쾌――하진 않다. 불쾌하진 않다. 불쾌하진 않다. 이건 불쾌하진 않다. 불쾌하진 않다. 불쾌하진 않다. 멈춰. 불쾌하진 않다. 불쾌하진 않다. 불쾌하진 않다. 오히려――.
오히려, 기분 좋죠?
그 질문을 듣고, 빠진 퍼즐 조각이 딱 하고 채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기분 좋아. 굉장히 기분 좋아. 시키는 대로 하는 것도, 굴욕을 느끼는 것도, 속으로는 이상하다는걸 깨달으면서도 그걸 용인해버리는 분노도, 전부 다 기분 좋아. 좀 더 기분 좋아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으읏"
포즈를 취한 채인 자세이기 때문에, 시선을 향할 수 없다. 하지만, 자신의 성기가 최대한으로 발기해, 그 요도구에서 질질 늘어지는 쿠퍼액을 귀두에 발려, 남자에 손으로 난폭하게 마치 흙묻은 고구마라도 씻는 듯이 비벼대는 광경이 생생하게 눈에 떠오른다. 아아, 기분 좋아. 아아, 이제, 이제 용서해줘! 머리가 이상해질 것 같아!
멈춰――!
그것은 체육교사의 마음 속 가장 깊은 곳에서 떠오른 최후의 저항이였다.
하지만, 그 말은 목소리로 나오지 못했다. 왜냐하면 마침 그 때, 체육교사의 입술은, 그 낯선 남자의 입술로 막혀버렸으니까. 그 말은 서로 섞이는 타액과 함께 남자에게 빨려 삼켜져 간다.
"선생님, 사정해주세요."
포징을 멈추지도 않고, 남자끼리의 입맞춤을 멈추지도 않고, 학생들이 있는 수업중의 운동장에서 사정하라는 명령을 받은 체육교사의 땀투성이 육체는, 목구멍 속을 경련시키며 수컷의 절규와 같은 통곡을 터뜨렸다. 그리고 격하게 문질러진 채로 있던 성기는, 마치 장난감 물총과 같이 요란하게 하얗고 냄새나는 정액을 운동장에 흩뿌렸다.
"으응……아……"
입술이 해방됐다.
굉장해, 굉장해라며 기뻐하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마치 어린아이와 같이 사정이라는 자신의 생리현상을 기뻐하며 떠들어대고, 내지른 정액을 손에 쥐어, 그 점도를 확인하고선 환희에 몸을 떨고 있다. 그걸 보고, 체육교사는 그 이상한 광경을――진심으로 자랑스럽다고 여기며, 그 사정이란 생리현상을 가져온 자신의 몸을 지금 이상으로 자랑스럽다고 느끼며, 포징에 넣는 힘을 보다 더욱 더 강하게 했다.